이 만화는 창작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고통이 창작자에게 일으키는 분노, 좌절, 슬픔, 우울, 두려움 등의 격렬한 감정이 과격한 언어와 인상적인 그림체를 통해 절절하게 전달됩니다.
 이 만화는 작가 본인이 겪은 내적 갈등을 모티브로 하고 있겠으나, 마찬가지로 창작을 위해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는 많은 이들도 이 작품에서 많은 공감과 위안, 격려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창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창작행위를 막연히 동경할 뿐 창작에 대한 계획은 없으신 분들이라도, 창작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민과 고통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표현에 있어서도 무척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오직 만화에서만 가능한 연출과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창작자와 ‘형식’과의 다툼 장면은 그 중 백미라고 할 것입니다. 형식에 저항하려 하지만 결국 형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예술가들의 운명에 대한 ‘내용’이,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 인상적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내용과 형식에 대한 창작자의 고민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장면입니다.
 만화를 진지하게 좋아하시는 분들께, 또 만화가 아니더라도 창작에 열중하고 계신 분들께, 이 만화를 추천 드립니다. 다만 다소 과격한 언어가 사용되기 때문에 이런 표현들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다소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본 만화에서 다루어지는 ‘만화’장르 자체에 대한 고민과 질문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면,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를 찾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