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한 쪽에는 구조, 기능, 재료가, 다른 한 쪽에는 인간의 필요, 욕망, 사회의 신정, 시스템, 담론이 있다."
"사람들은 기계의 작동은 보고 싶어하지 않으며, 기계의 작용만을 보고 싶어한다."
저는 저자가 "평론가가 예술작품이라는 특권화된 대상만을 다루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기계를 비평하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는 말(27)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기계 없는 현대인의 삶은 상항하기도 어려운데, 비평가들이 기계에 대한 사유와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현대인의 삶에 그 만큼 무관심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기계는 인간이 정신적으로 향유하는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실용적 수단으로만 인식되어왔을 뿐이죠. 그만큼 선대 학자들이 마련한 분석 사례도, 이론적인 바탕도 빈약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계비평에 뛰어들어버린 저자가 초기에 겪었을 어려움과 고민들이 쉽게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실제로 이런 어려움을 토로하는 대목을 이 책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계비평』은 여러 편의 글을 모은 글이고, 각기 조금씩 다른 주제와 문제의식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이 책이 「비평가의 항해 일지」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독특한 여행을 통해 저자가 기계비평가로서 가졌던 구상과 문제의식, 관점을 구체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실제로 이어지는 디젤기관차, 고속전철, 비행기, 항구에 대한 글들은 모두 물류수송과 관련된 기계를 논하고 있습니다. 유통은 현대 자본주의를 작동시키고 있는 힘입니다. 디지털 정보가 이동하는 것으로 모든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된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실물경제는 거대한 유통망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인간의 노동과 기계가 함께 작동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지만, 기계가 작동하는 풍경들은 우리 시야 밖에 있지요. 기계비평가는 이 은폐된 작동과정에 무관심하고 무지한 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반성을 촉구합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그 동안 우리가 무시해온 우리 삶 속의 기계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줍니다. 기계의 설계에도 미학적인 판단이 개입된다는 점, 우리가 기계를 이용할 뿐 아니라 기계에 의해 우리 삶이 재구축된다는 점, 등등 깊게 생각해봐야할 화두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계몽되는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여러분도 그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계 비평
저자명 : 이영준
제목 : 기계 비평출판사 : 워크룸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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